'가자지구 구호 접근 허용' 안보리 결의안 美 거부로 무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과 관련,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논의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하지 못했다.
미국은 결의안에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없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한 중동 상황을 의제로 공식 회의를 열어 결의안 채택에 대해 논의했다.
의장국인 브라질이 제출한 결의안 초안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민간인을 향한 모든 폭력 행위를 규탄하고, 가자지구로의 인도주의적 구호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 채택 투표에서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2국이 찬성표를 던졌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와 영국 등 2개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표결 후 발언에서 "식량과 의료품, 식수, 연료가 최대한 빨리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없는 결의안 초안에 미국은 실망했다"라고 거부권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안보리는 브라질이 제출한 결의안 표결에 앞서 러시아가 제출한 2개 수정안에 대해서도 표결을 진행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와 가결 정족수 부족으로 2건 모두 부결됐다.
러시아는 브라질 제출 초안에 가자지구 내 민간인 공격에 대한 규탄 문구를 추가한 수정안과 휴전 문안을 추가한 수정안을 각각 제출했으나 가결에 필요한 9개국의 찬성을 얻는 데는 실패했고, 미국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는 앞서 16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도주의적 휴전과 인질 석방, 인도주의 구호물자 접근 허용 등을 촉구하는 자체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으나 채택에 실패했다.
이후 안보리는 물밑에서 이사국 간 이견을 좁히는 협의를 진행하며 관련 협의 내용을 의장국인 브라질 제출안에 담는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위권 보장' 문구를 넣는 문제에 막혀 인도주의적 구호 접근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에 결국 실패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채 보복 공습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는 물과 식량, 전력, 의료품 등이 고갈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안 채택이 지연되는 사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돕기 위한 구호품은 가자지구로 반입되지 못한 채 접경 지역에 묶여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지원을 기다리는 매 순간 주민들이 생명을 잃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생명을 구할 물품에 즉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하마스에는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이스라엘에는 가자지구의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품 반입을 허용하라고 호소해왔다.
'가자지구 구호 접근 허용' 안보리 결의안 美 거부로 무산
“어제 가자지구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에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내가 본 바에 따르면 그것은 다른 팀(이스라엘이 아닌 팀 의미)이 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에서는 폭발사고가 발생해 500명 이상이 숨졌다. 이 사고 원인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무장 정파인 이슬라믹지하드가 가자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쏘았다가 실수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반면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에 앞서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하마스는 이슬람국가(IS)보다 더 잔학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미국은 당신과 함께 애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방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은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어진 회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연대를 표하고 미국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또 지상군 투입 등을 검토 중인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이번 전쟁과 관련한 전략과 구상을 듣고 군사적 지원 방침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이날 요르단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로 취소됐다.
바이든 "구호품 트럭 20대 가자지구 접근 이집트와 합의"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이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 이스라엘 남부 기습 이후 가자 지구를 전면 봉쇄해 주민 230만 명이 식량과 물, 의약품, 연료를 공급받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18일 이집트를 통해 가자 지구에 구호물자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 요구를 감안해 가자 지구 남부 민간인을 위한 구호품이 물, 식량, 의약품으로 구성됐고, 이것이 하마스에 넘어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도적인 원조 제공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200여 명의 인질 석방을 거부하는 한 이스라엘 국경을 통한 어떤 지원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구호 물품이 수일 내 가자 지구로 반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구호품이 하마스 손에 들어가면 원조는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사건이 벌어지자마자 이스라엘군이 이 병원을 폭격해 수백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면서 사방에 시신이 빼곡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주변 중동 국가들에선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이어졌고, 요르단에서 열리기로 했던 미국과 이집트, 요르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 4자회담이 막판 취소되는 등 파장이 일었지만, 이후 드러난 정황은 하마스의 오폭일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
알아흘리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난 건 현지시간으로 17일 오후 7시가 조금 안 된 시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6시 59분께 아랍권 뉴스매체 알자지라 방송이 송출한 20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짙은 어둠이 깔린 가자 상공에서 빠르게 고도를 높여가던 비행체가 갑작스레 섬광을 내뿜으며 방향을 급전환한 뒤 폭발해 더는 보이지 않게 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직후 지상에선 포탄이나 미사일이 날아올 때 생기는 바람을 가르는 금속성 휘파람 소리가 들렸고, 곧 아래 어딘가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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